충남고 OB산악회 40주년회를 보고

작성일
2015-09-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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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에 자리잡은 산중은 아늑했다. 전형적 산골이었다.
여기에 한 사나이의 땀과 노고가 깊게 베어 있다.
길도 내고 트랙터로 산비탈도 정지하고 전기도 끌어대고 어디 한구석 쉽게 손 댄 곳 이 없다.
짧지 않은 7년 세월 속 산악회  박계훈 회장 ,그의 애증이 있는 이곳에서 충남고 ob산악회 40주년 잔치를 열었다.

산을 오르다 보니 진지해졌는지, 원래 진지한 사람들의 모임인지 그런 묵직한 사람들이 모였다.
참으로 선비 같은 학교, 충남고교 동문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또 한차례 걸러낸 모임이니 기름끼가 빠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OB 산악회 40주년 의 역사를 막걸리 잔에 그가 키우는 염소탕을 곁들였으며, 피옷 하며 날라 가는 불꽃 놀이가 보였고, OB 40이라는 숫자가 불길에 휩싸이며 작은 축제는 절정을 이룬다.


에베레스트 원정보고도 슬라이드로 깔끔하게 정리하였고 정말 보기에도 숨가쁜 등반의 사진도 비쳐진다.
장엄했던 등정, 그 역사의 한 컷이 보여 지고, 이내 숙연한 침묵이 나오야 하는 이 산악회의 또 하나의 숙명적 역사가 등장한다.

잃어버린 대원을 생생하게 기억하기에 에베레스트 등정을 이룬 강한 산악인조차 끝내 말을 잇지 못한다.
세월의 조용한 흐름은 완고한 시대의 상처조차 어김없이 완전하게 치유해 줄 것이다.

제 3자, 어떤 관찰자라도 이번에 요란하지 않게 청운령 깃발을 올려준 우리 동문들을 보며  박애적 사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7시 넘어가니 산등성이 위에 검은 벨벳 같은 어둠이 밀려온다.


 혈육 같은 가족들의 모임처럼, 이 곳에는 부부,아이들의 모습이 보이며 이 산악회 연혁 노도처럼
이들의 관계도 그 세월 속에 어지간히 가깝게 만든 모양이다.
이제 클라이머들의 야무진 눈빛과, 위엄도 벗어버리고 모두 고교 동문이라는 관계 속으로 들어가며 초가을의 밤 빛을 맞이한다.


산악인들의 그 진지한 것들이 그윽한 향기가 되어 희뿌여진 달 빛과  호흡을 같이 하는 것처럼 물결을 친다.

산에 취해 산악인들을 몰아부친 강한 후원자들, 그 客들도 어느덧 산과 교차하며 모든 것을 떨친
맑은정령을 받고 있다.


 덕유산 의 영봉에서 정화된 투명한 밤 공기가,  안쓰러웠던 그동안의 영욕의 시련을 이제는 지복한 감정으로 느낄 수 있도록  파고 드는 그런  아름다운 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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