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고FC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작성일
2015-09-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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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고FC의 경기를 본 것은 - 연습이든 친선경기든 A매치든 - 그러니까 제가 무릎부상을 입은 지 딱 6주만이었습니다.

대전지역고교동문축구대회가 열린 4월 19일 충남대 인조잔디구장. 짙푸른 초원에서 야생마처럼 훨훨 나는 11명의 전우들이 그처럼 자랑스럽고 멋있게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이날 불과 두 경기(대 서대전고, 동아공고)에서 이종원 감독과 김홍식 코치가 이끄는 막강 화력의 공격진이 터뜨린 8골 모두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작품 그 자체였습니다.

골키퍼 박길수, 민상기 회원이 버티며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수비진은 말그대로 철벽이었습니다.

여기에 한 치의 오류와 단 5분도 지체하지 않는 본부석팀(박정서, 손무선, 나상우, 은왕 회원등)의 완벽한 진행 또한 A급이었습니다.

뿐만아닙니다. 경기 내내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전원표 총동창회장, 황진산 상임고문, 전수봉 단장 등의 후원은 든든하기 이를데 없었습다.

마치 남부군처럼 한쪽 팔에 깁스를 한 남승익 부단장, 목발에 무릎보조기까지 한 저의 기울어진 모습은 일전을 앞두고 긴장감을 풀어주는 청량제 같은 것이었습니다.

모든 게 완벽한 환상의 조화였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자랑스런 충남고 동문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날 충남고FC가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제가 FC 일원이라는게 이처럼 뿌듯하게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아마 전 회원 모두가 그렇게 느꼈을 것입니다.

이날 추첨패(대 대전상고)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것은 독이 아니라 약이었습니다. 모두들 억울해했고, 아쉬워했고, 땅을 치며 분통해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우리 충남고FC를 하나로 더욱 굳건히 뭉치게 만든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우승기보다 더 소중한 것을 얻었습니다. 청운령 깃발 아래에서는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사랑합니다, 충남고FC! 영원히 당신 함께 하고 싶습니다.

2009. 4. 21 정하길 전 충남고FC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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